위암은 우리나라 암 발생률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위암은 발병률이 높지만, 정기 건강검진으로 조기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져 생존율은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 위암 1기, 2기 환자는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80~90% 이상으로 매우 높은 완치율을 보인다.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노년기에 위암을 진단받는 환자가 점점 늘고 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위암 환자 4명 중 1명 이상은 75세 이상이다. 그런데 고령 환자는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수술을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면역력이 떨어지고 전신마취나 수술 후유증 등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수술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위암 수술을 받은 고령 환자의 장기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인을 분석한 연구가 최근 발표됐다.
위암 수술 생존율의 위험 요인 4가지…사망 위험 몇 배까지?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공충식·고창석 교수, 강릉아산병원 외과 정성아 교수팀이 2, 3기 위암으로 수술 받은 75세 이상 환자 237명의 치료 결과를 분석한 결과, △체중 △합병증 △병기 △위 절제 범위 등 총 4가지 요인이 장기 생존율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그동안 고령 진행성 위암 환자의 수술 후 장기 생존율을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라며, “이번 연구로 진행성 위암을 진단받은 고령 환자가 수술을 결정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2007~2015년 진행성 위암 2, 3기로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75세 이상 환자 237명을 대상으로 약 71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237명의 환자 중 수술로 인한 사망은 한 건도 없었으며, 3개월 후 생존율도 99.2% 수준으로 수술로 인한 단기적인 위험은 없었다. 추적 관찰 결과, 2기 이상의 진행성 위암으로 수술받은 고령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51.4%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위암 2기의 5년 생존율은 70%, 3기의 5년 생존율은 40%대다. 연구팀은 생존율을 떨어뜨리는 위험 요인을 통계적으로 분석하여 △체중 △합병증 △병기 △위 절제 범위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 위험 요인별 위험비를 구체적으로 보면, 저체중인 경우 정상 혹은 과체중 환자에 비해 사망 위험이 1.45배 높았다. 이 외에도 합병증이 있는 경우 합병증이 없는 환자에 비해 사망 위험이 2.07배, 위암 3기인 환자가 2기에 비해 2.61배, 위 전절제술을 받은 환자가 부분절제술을 받은 환자에 비해 1.57배 사망 위험이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 고창석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고령에도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진행성 위암으로 진단받았다면 환자의 위 절제 범위, 병기, 건강 상태 등을 포괄적으로 판단해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수술 땐 영양 상태를 개선하고 수술 후 합병증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한다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공충식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고령일수록 여러 동반질환으로 다양한 약제를 복용하고 있고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에 치료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고령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를 고려한 치료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위암 수술을 시행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전하게 치료하고 있다. 고령이라는 이유만으로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노화임상실험연구(aging clinical and experimental research)’에 최근 게재됐다.
위암 환자, 연령대 증가할수록 암 아닌 질병으로 사망할 가능성↑사실 고령 위암 환자는 위암 자체보다 심뇌혈관질환이나 폐질환 등 위암 이외의 합병증에 의한 사망 위험이 훨씬 크게 증가한다. 2022년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은 위암 환자의 연령대가 증가할수록 위암 이외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3~2017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위암 진단·수술을 받은 환자 2,983명의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해 노인 위암의 특성을 분석했다. 환자를 △65세 미만(1,680명) △65세 이상 75세 미만(919명) △75세 이상384명) 등 세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연령 증가에 따른 사망 원인과 사망률을 파악했다. 그 결과, 위암 연관 사망률은 △65세 미만 6.3% △65세 이상 75세 미만 8.2% △75세 이상 10.4%인 반면, 위암 이외의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65세 미만 2.8% △65세 이상 75세 미만 12.3% △75세 이상 18.8%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암 연관 사망률이 약 1.6배 증가하는 동안 위암 이외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약 6.7배 증가한 것이다. 위암 이외의 사망률을 높인 질환은 심뇌혈관질환, 폐질환, 패혈증 등이었다. 위암 환자는 나이가 들수록 위 건강 외에도 전체적인 건강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연구진은 고령 환자의 치료 방침을 결정할 때 환자 연령 증가가 위암 연관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점은 물론, 환자의 기저질환이나 합병증으로 인한 위험성에도 비중 있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